프로덕트 라이프/경험일지

UX 리서치 없는 팀에서 사용자 조사를 직접 시작한 방법 — 1편: UX 리서치 제안 전 팀에서 넘어야 했던 것들

엘리 Ellie Lee 2026. 4. 15. 16:48

 

UX 리서치 경험이 없는 팀에서 사용자 조사를 처음 시작하려 할 때, 가장 먼저 부딪히는 건 방법론이 아니라 설득의 문제다.

데이터가 없는 상태에서 리서치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것, 그리고 그 필요성을 팀 안에서 납득시키는 과정이 실제로는 가장 어려운 단계였다.

이 글은 그 시작 지점을 기록한 실전 사례다.

 

1편: UX 리서치 제안 전 팀에서 넘어야 했던 것들
2편: UX 설문 설계부터 팀 내 결과 발표까지
3편: UX 인터뷰와 UT, 가설이 무너진 순간들
4편: UX 리서치 데이터 분석, 인사이트 찾는 법

총판 피드백과 GA로는 알 수 없었던 것들

기존 방식의 한계

 

우리 회사는 직판이 아닌 총판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는 구조다. 

총판을 거치다 보니 사용자 의견이 영업팀을 통해 가공된 형태로 전달될 때가 많았다. 디자인과 직접 관련 없는 내용이 섞여 들어오기도 했고, 어떤 유저가 말한 건지, 한 사람이 반복해서 낸 의견인지조차 알 수 없었다. 

GA는 과거에 사용했던 적이 있었지만, 하드웨어 중심 회사 특성상 플랫폼 행동 데이터를 세밀하게 추적하기 어려웠고, 결국 중단됐다고 했다. 수치는 일부 남아 있어도 사용자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는 알 수 없는 상태였다.

문제는 이게 개발자와의 협업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연차 10년 이상의 개발자분들은 오랜 경험에서 나온 확신이 강했고, 그 의견에 맞서 설득하려면 근거가 필요했다. 하지만 손에 쥔 건 출처도 맥락도 불분명한 유저 보이스뿐이었다. 결국 논의는 데이터가 아닌 경험과 직관의 충돌로 흘러가곤 했다.

입사 후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서 늘 혼란스러웠다. 이 방향이 맞는지 아닌지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 그러던 중 새 프로젝트를 맡게 되면서 신규 UX를 제안할 기회가 생겼지만, 근거가 없으니 스스로도 확신이 없었다.

 

그래서 사용자 리서치를 해보고 싶다고 제안했고, 그 제안을 위한 PT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UX 리서치를 팀에 처음 제안하기까지

새제품 UX 컨셉 PT

 

사용자 리서치를 제안하기에 앞서, 먼저 개발자와 모델 컨셉 관련 회의를 진행했다.

기존 방식 대신 새로운 컨셉을 써보자는 제안이었고, 왜 이 방향이 나은지를 사용자 사용 흐름과 함께 설명하는 PT를 준비했다. 걱정과 달리 개발자의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그 흐름에서 자연스럽게 사용자 리서치 이야기를 꺼냈다.

"리서치를 하겠습니다"라고 직접적으로 요청하기보다, 새로운 컨셉을 제안하면서 "이런 방향을 검증하기 위해 사용자 조사도 함께 진행해 보면 어떨까요"라는 식으로 흘러가게 했다. 먼저 신뢰를 얻고, 그 위에 리서치를 얹는 순서가 더 자연스럽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디자인 시스템도 새로 만들어가던 중이었고, 개발자 한 분과 UXUI 팀이 머리를 맞대며 기존 방식을 하나씩 바꿔나가려던 과정에서 생각보다 부담이 컸지만 긍정적인 반응 덕에 동기부여와 추진력이 생겼다.

 

사용자리서치 제안 및 설득 PT

 

설문 진행 시 디자인팀 단독으로 추진하기 어려운 구조였기 때문에, 영업부와 디자인 팀장님께 별도로 설명할 PT도 함께 준비했다.

사업부의 반응은 처음엔 긍정적이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 팀의 의지와 함께, 기존에 활용하지 못하고 쌓여 있던 과거 데이터와 보이스를 근거로 설명드린 끝에 진행해 보라는 허락을 받을 수 있었다.

 

설문 모수, 표본, 크기 조사

 

리서치의 첫 단계로 설문조사를 진행하기 위해 설문 모수, 표본, 샘플 크기 등을 구글링과 브런치, 오픈서베이 등을 참고해 기준을 잡았다.

처음에는 구글폼으로 진행하려 했지만, 오픈서베이가 더 분석적이고 정제된 데이터를 얻을 수 있는 툴이라 판단해 외주 업체를 통해 진행하기로 했다.

 

다음 단계 — 설문 설계

이 과정에서 배운 건 리서치 방법론보다, 근거 없이 쌓여온 관행을 데이터로 흔드는 방법이었다.

UX 디자이너로서 조직 안에서 리서치를 처음 시작하려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참고가 됐으면 한다.

2편에서는 실제 설문 설계부터 팀 내 발표까지의 과정을 이어서 기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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